도봉산 대모험.. 다짜고짜 신선대 탐방




썸네일 사진은.. 신선대에 오르기 직전에 보인 풍경인데... 선인봉일까 만장봉일까.. (맨정신은 아니였던.....) 사진입니다.





제주에서 돌아온 지 어언 한달. 깡이와 한달만에 트레킹을 나섰습니다.후후 부지런히 걸어서 튼튼해 져야지! 오늘은 서울둘레길 남은코스 안가고 근처에 있는 도봉산엘 왔습니다. 깡이가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산에 가고 싶다더군요. 도봉산은 어려서부터 봐왔던 거니까~ 만만하니깐~ 이러며 도착했습니다. 산 아래 먹자골목과 상점들이 많아서 항상 북적북적해요.



서울둘레길 북한산 코스6 스템프


예전에 지나간 코스여서 오늘은 스템프통을 그냥 지나갑니다. 생각해보니 깡이랑 트레킹하면서 처음으로 스템프가 목적이 아닌 날이었네요ㅋㅋㅋ 둘다 체력증진을 위해 힘쓰는 봄입니다. 건전한 취미, 튼튼한 우정이여 ㅋㅋㅋ



공원 안내도


익숙한 깡이의 뒷모습. 오늘 어디까지 가볼까 골라보고 있습니다. 신선대나 자운봉까지 가볼까...? 하고 얼추 방향을 정해봅니다. (하지만 산행 중 그녀의 입에선 몇 번이고 '신선대 가자고 한 사람 누구야.....'를 외치게 되는데..... 으윽)



아직까진 공원st


랄라 평화로워라, 사람들이 많네~ 하며 지나가는 초입길 입니다.





이제부터 진짜 도봉산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산보하듯 트레킹했던 깡이와 후추.. 갑자기 계단식의 가파른 산행을 하게 됩니다.(((당황)))





가다보니 도봉대피소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두 갈레 길로 나뉘는데 목표점인 신선대는 우측이네요. 둘은 이미 급격히 말을 잃었습니다. 돌 계단형으로 이뤄진 산길엔 둘이 나란히 걸을수도.. 서둘러 갈 수도 없고 그저 묵묵히 땀 흘리며 계단을 오를 뿐입니다. 깡이의 '누가 도봉산 가자고 했냐..'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여긴 아직 초입인데....





그 와중에 야생 고양이 발견!! 
뭘 먹고 뛰어 다니는지 털에 윤기가 좌르르르한 턱시도 고양이랑 인사도 했습니다. 이녀석 사진찍으라고 포즈도 취해주네 아이착해라





안하던 등산 하니까 급격히 허벅지 운동이 되고 있습니다.. 다리가 아프니 쉬는 타이밍도 트레킹보다 많았네요. 그럴사한 쉼포인트가 나오지 않아도 너른 돌덩이에 누워도 있다가.. 바람 한번 불면 또 살만했다가.. 나무 보고 하늘 구경하다가.. 하면서 천천히 가던 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아직까진 사진찍을 기운이 있었나 봅니다.





갑자기 운동량이 많아지니 장기들이 놀랬는지 배고프다고 엄청나게 신호를 보내옵니다. 오늘은 몽쉘대신 카스타드로 포인트를 잡아볼까요. 한참 운동하고 카스타드 먹으니 세상 꿀맛이예요ㅠㅠ 두 개 먹고 기력회복! 후추 배낭에는 샐러드버거(빵)과, 시나몬+식빵구이와, 컵라면에 부을 뜨거운 물 등 빵빵하게 들었으므로!(먹는것만 2kg이상^^*) 오늘의 끝이 어디인진 모르겠으나 얼른 도착해서 맛있게 먹자고 힘을 내봅니다.





에... 카스타드 포인트에서 또 한동안 말도 없이 산만 탔습니다. 사진도 없습니다. 너무 힘드니 사진찍고 뭐 그럴 정신이 없습니다..ㅇ_ㅇ 어찌 어찌 오르다보니 석굴암이 나왔네요. 바로 옆에는 경찰산악 구조대 센터같은 대원들이 사는 곳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잠시 쉬며 깡이와 고민합니다.





후추- 이만큼 온 것도 너무나 힘들다. 오늘 트레킹(아니야!! 이건 등산, 아니 등반이잖아!!)의 목표는 진작에 달성된 것 같다! 꼭 자운봉까지 가야겠느냐!
깡이- 지금가면 800미터 남았지만 다음에 오면 다시 3km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기까지 왔으니 오늘 끝을 봐야지 않겠느냐!

평지로 3km는 1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였는데, 산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서울둘레길은 아무것도 아니였어!!! 둘레길이 왜 둘레길인지.. 다시금 알게되었다는 이야기들이 오고갑니다. 참고로 자운봉에 가는게 아니고 자운봉을 바로 옆에서 감상할 수 있는 신선대가 정확한 포인트 입니다만, 이미 여기까지 오는 산행이 쉽지 않았던 터라 혼이 좀 빠져있었습니다. 깡이의 말에 설득당한 후추는 그래 가보자! 결정 했습니다. 아.. 젊음이여.. 그리하여 둘은 지옥의 길을 가게 되는데....ㅇ<-<





지옥길 초입에서 만난 야생 다람쥐. 

처음엔 놀라서 소리를 질렀지만 나중엔 무덤덤... 이 아이가 자꾸 후추 쪽으로 오길래 탐방객한테 간식을 많이 얻어 먹은 다람쥐인가.. 했더니 아니였습니다. 제가 다람쥐 집 바로 옆에 서있던 거였어요.ㅇ_ㅇ



야생 다람쥐 집


리얼하게 동그란, 누가봐도 뭐 살거같은 굴. 신기했지만 다람쥐가 다시 나올 것 같진 않아서 지나갑니다.





다람쥐를 보고 꺄르륵 했던 것도 잠시, 아찔하게 쌓아올려진 돌과 바위 틈을 헤치고.. 거의 길을 개척해 가는 수준의 등반을 하면서 서로는 말이 없습니다. 이 앞에 길은 있는걸까.. 산악구조대 터부터 0.8km였는데 거의 다 오지 않았을까? 기대해보지만 아직도 500미터나 남았답니다.흑흑.. 한 발 한 발 내딛는 모든 동작이 런지이고 스쿼트입니다. 하체 운동 해야하는데 귀찮다 하시는 분 모두 신선대로 오세요. 기냥 됩니다...ㅋㅋㅋㅋ 

이쯤부터는 산세가 너무 험하고 길이랄게 딱히 없이 바위타기가 계속 되어서.. 죽지 않겠다고 네 발로 기어서 올랐습니다. ㅇ<-<





지옥길이 끝나가니 거의 신선대에 다다랐습니다. 마무리쯤 되니까 이렇게 계단식도 잠시 나옵니다. 계단이 나왔다고 이제 자유다!! 해방이다!! 생각하면 착ㅋ각ㅋ. 끝은 아니였고요, 잠시 지금까지 올라온 과거를 보며 감탄을 하고...





앞서간 젊은 청년을 바라봅니다. 저 곳이 진정 정상입니다!!! 청년이여... 어디로 올라갔는가... 저기가 내가 가야할 길인가....으윽





절벽 같은 걸 타기 전에 안내판이 있길래 보면서 이너피스 되세기는 중. 명소가 괜히 명소가 아니였어.. 지금까지 동네에 있다고 얕봐서 미안하다 도봉산아. 이쯤 오니 깡이와 대화는 '지금까지 오르면서 내 친구를 3번정도 잃을 뻔 했다. feat.실족사' 라던가, '내일부터 일주일 정도는 중풍환자처럼 걸어야 하겠지'... 정도의 무서운 대화들 뿐이였어!!





안내판 맞은편의, 절경하나는 끝내줬던 산입니다. 하지만 정신이 온전치 않아서 선인봉인지 만장봉인지 너를 정확하게 인지하지는 못했다..





(당연히 철봉같은거 잡고 돌 오르는 사진은 찍을수가 없었습니다) 정상입니다!!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으아악 정상이야!!!! 으아아!ㅠㅠ

정상에 오르면 뭐랄까, 해냈다 라는 기분으로 감동 혹은 뿌듯하거나 온몸으로 느껴지는 성취감 같은.. 그런걸 기대하며 무서운 것도 참고 올랐는데, 올라오니 더 무섭습니다. 제대로 된 평지 하나 없고 돌산위에 혼자 우뚝 서있습니다ㅠㅜ

이제 머리위로 아무것도 없다보니 바람 소리와 세기가 장난아닌데.. 한번씩 대차게 불어올 때마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줄.. 쫄보후추ㅇ<-< 깡이야 우리 내려갈 걱정부터 하자.. 분명 우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는데 왜 조난 느낌이 들지..?





깡이의 셀카봉이 후추보다 용감 ㅋㅋㅋㅋㅋㅋ 

일단.. 음. 정상에 올랐으니 이고지고 갔던 음식들을 대자연을 감상하며 먹고 싶었으나, 가만히 있기도 다리가 후들거리는 높이라서 컵라면에 뜨거운 물 붓기는 불가능 했습니다... 그나마 바람을 피해줄 돌덩이 뒤로 숨어서 샐러드 버거(빵)을 뜯고 있으니 저 멀리서 또 다른 승리자들이 철봉을 부여잡고 올라오네요. 이번 승리자는 외국인 인가 봅니다. 영화에서만 보던 온갖 미국식 욕을 구사하며 소리를 지르며 올라옵니다.(무섭기도 하고 바람이 너무 불어서 날아갈듯 하니 놀래서 지른 듯?) 대자연의 꼭대기에서 샐러드빵을 먹으며 듣는 퍼킹이라니.. 이런 경험 처음이야 멘탈탈탈.. 

아, 풍경은 말이죠 정말 입이 떡 벌어져서 턱이 떨어질 것 마냥 멋졌습니다. 눈 앞에 생생하게 솟아있는 자운봉이 사진처럼 느껴질 정도예요. 자운봉이 생긴것도 참 독특한데 그 신기한 모습을 바로 코 앞에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명소 중에 명소 였습니다. 다만 높이가 너무 높아 무서워서 사진은 없습니다. 그럴 정신이 없더군요. 무사 하산을 위해서 배낭 무게도 줄이기로 합니다. 지금껏 기다려 온 컵라면 용 뜨신 물 1리터도 고지에서 버리고 하산합니다.ㅠㅠ





철봉 잡고 절벽만이라도 내려오니 일단 신변의 위험은 벗어나서 다시 기분 좋아짐ㅋㅋㅋㅋㅋ 온 몸을 던져서 돌길을 내려갑니다. 가파르고 험해서 무릎나가기 딱 좋게 생겼습니다. 조심하자고 말은 하는데 얼른 내려가고 싶어서 그런지 속도가 점점 붙습니다.





정신차리고 보니 지옥길 밑 산악구조대 도착. 여기서 정신을 부여잡고 앉았다 가도 되냐고 물어보니 웃으시며 커피도 주셨습니다. 천사..!! 실제로 실족 사고도 잦고 위험 팻말이 많이 붙어있어서 구조대가 꼭 필요한 곳인거 같습니다. 감사하니까 -산에서 먹으면 완전 맛있는-카스타드 두 개 드림..





도봉 대피소 근처까지 내려오니 길도 편하고 이런 것도 찍었습니다. 탐방객들에게 인절미 바위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누가 조각 내놓은 것 같은데 박리작용에 의해 이렇게 되었다고 하네요. 사진찍는 정신이 있는 것 보니 여유를 되찾은것 같죠?ㅋㅋㅋㅋㅋㅋ





안녕히 가시랍니다!!! 만세!!

평화로워지니 그동안 힘들어서 떨지 못했던 수다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주 시끄러울 정도로 할 말이 많았어 우리ㅋㅋㅋㅋㅋ  깡이가 오늘 끝장을 보자고 하지 않았으면 평생 못 갔을 법한 신선대.. 다녀오고 나니 뿌듯 합니다. 둘레길 정도로 생각하고 왔던 도봉산은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익스트림 했어요. 등산...이 아니라 등반하느라 옷도 엉망 손도 엉망이 되었지만, 즐거웠습니다ㅋㅋㅋㅋ 다음 기회가 온다면 정신차리고 사진 많이 찍고 싶네요. 신선대 탐방기는 물론 초보의 입장에서 입니다. 매일 도봉산 오시는 분들은 아무렇지 않으시겠죠?ㅋㅋㅋㅋ





컵라면도 못 먹고 배고프니 도봉역 근처에 눈여겨 봐뒀던 태국음식점에 왔습니다. 지나가다 발견한 곳인데 현지 느낌이 물씬나서 찜해놨었지요.





팟타이와 파인애플 볶음밥을 주문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게 각 7,000원.
팟타이는 매콤하니 맛있게 볶아진 데다 숙주와 콩가루, 레몬의 조합이 잘 맞아서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파인애플 볶음밥은 어린이용 인것 마냥 순하고 밍밍한 느낌이었습니다. 파인애플 이라던가 볶음 소스가 자기주장을 좀 더 강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하지만 배가 고팠으므로 모두 싹싹 비웠습니다.

식사 하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만 도봉산에 오르면 단시간에 근력충전이 될 것 같다며 어느새 또 도봉산 계획을 짜고 있는 후추와 깡이.. 다음엔 어느 봉우리를 가게 될까요. 그녀와 조용히 걸었던 둘레길 트레킹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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